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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자, 매트릭스의 네오처럼: 숫자를 지배하고 프로젝트를 생존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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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 개론 : 기획편 (3)  "말하는 것을 측정하고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이다. 측정하지 못하고 숫자로 표현하지 못하면, 지식은 빈약하고 만족스럽지 못하다." 켈빈 경, 1893 매트릭스는 온라인 게임과 비교가 많이 된다. 매트릭스 속 세상 자체가 컴퓨터 온라인 게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매트릭스라는 거대한 컴퓨터가 만든 가상 세계는 온라인 게임 서버를 연상시킨다. 네오가 매트릭스 세상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유저가 게임에 접속하는 모습과 유사하다. "매트릭스"는 나뿐만 아니라 게임 관련 종사자들에게 엄청난 감동을 줬다. 내가 만나본 게임 기획자들은 매트릭스에 대해 한결같이 광적인 팬임을 자부했다. 특히 매트릭스 1에서 주인공 키아누 리브스가 스미스 요원에게 총 맞아 죽은 후 부활하는 장면은 인간의 해탈을 뜻한다고 했는데, 그 장면 이후 펼쳐진 화면은 게임 기획자인 내게 앞으로 할 일을 분명히 보여줬다. 세상의 참 진리를 깨달은 네오의 눈에는 온 세상이 숫자로 보인다. 열반의 경지에 오른 네오의 눈처럼, 온갖 수학의 원리로 세상을 볼 줄 알아야 진정한 게임 기획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키아누 리브스는 세상의 원리를 깨닫고 매트릭스 세계에서 절대자가 되어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능력을 가졌다. 게임 기획자도 마찬가지다. 게임 기획자는 자신이 만든 게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야 하고 그것을 컨트롤해야 한다. 그 도구는 윌 라이트가 말했듯이 결국 숫자이고, 이를 공식화하는 것이 게임 기획자다. 컴퓨터는 1과 0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음악으로 이루어진 게임이라도 본질은 수학의 원리를 계승한 세상이다. 물론 게임 기획은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첫 번째다. 하지만 수치 밸런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트리플 A급 게임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 "컴퓨터 게임"이다. "컴퓨터 게임"은 모두 수치 계산에 의해 플레이어 행동...

게임 기획자: 세상을 창조하는 멀티플레이어, 현대 게임 개발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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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개론: 기획편(2) “우리는 “예술가”가 아니라 “창작자(Creator)”입니다. 우리의 목표는 더 새롭고 더 재미있는 게임을 창작해 내는 것입니다. 예술은 우리의 목표가 아니죠. 혹자는 게임을 디지털 오락을 내용으로 하는 예술의 한 형태라고 하지만 저는 게임은 가지고 놀기 위한 장난감이라고 합니다.” 테츠야 노무라 (파이널 판타지 디렉터) 위에 테츠야 노무라의 말이 거슬릴 수 있다. 앞에서는 종합 예술 작가라면서 이제는 예술가가 아니라고 하니 이율배반적이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테츠야 노무라가 바라보는 예술에 대한 가치관이 조금 다를 뿐이다. 드래곤 퀘스트의 게임 기획자인 호리이 유지는 게임에서 오직 재미만을 추구한다고 한다. 반면 파이널 판타지의 게임 기획자인 사카구치 히로노부는 재미에 감동까지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감동을 더해 게임을 예술의 경지로 이끌고 싶었던 것이 사카구치의 꿈이었던 것이다. 이처럼 게임을 단순한 재미의 수단으로 보든, 감동을 선사하는 예술의 형태로 보든 그것은 기획자 개인의 가치관과 철학의 차이일 뿐, 옳고 그름을 평가할 필요는 없다. 각자 게임에서 무게를 두고 구현하고 싶은 것이 다를 뿐이다. 다만 테츠야 노무라의 말을 인용한 것은 게임 기획자는 혼자만의 만족을 위해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다 같이 즐기는 ‘상품’을 개발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게임 기획자는 ‘크리에이터’라는 사실이다. 미국에서는 게임 기획자를 ‘디자이너’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 한미일이 게임 기획자를 지칭하는 말이 다른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게임 기획자’라는 말 자체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언가를 도모하고 추진한다는 ‘기획’의 의미가 충분히 타당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일본에서는 왜 게임 기획자를 크리에이터라고 불렀을까? 그것은 게임 기획자가 디지털 가상 세계의 ‘창조자(Creator)’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

게임 기획자는 컴퓨터 너머의 세상을 보는 종합 예술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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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획개론 기획편 (1)   “작가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자질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적어도 조금씩은 문필가나 소설가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 재능은 더욱 갈고닦아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스티븐 호킹 – 유혹하는 글쓰기 중에서 우선 기획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게임 기획자는 작가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작가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게임 기획자에게는 아주 중요하다. 컴퓨터라는 매체에 자신을 가두어 놓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 컴퓨터 게임 기획자라는 생각으로 창작의 틀을 디스플레이에 한정시키지 말고 세상을 더욱 넓게 봐야 한다. 컴퓨터 게임은 종합 미디어다. 컴퓨터는 미디어의 단순한 도구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지금 현재 우리가 컴퓨터라는 미디어에 한정해서 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 세상은 더욱 변화할 것이다. 언제든지 우리의 표현 수단이 다른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여기서 미디어의 본질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자. 본래 미디어라는 것은 인간의 신체 기능을 확대 발전시켜온 것이다. 예를 들어 눈의 연장선상에 망원경이 있고, 발의 연장선상에 자동차가 있고, 귀의 연장선상에 라디오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몰입과 참여라는 인간의 욕구와 본능을 확대 발전시키고자 하는 소망을 추적해보면 컴퓨터 게임을 발견할 수 있다. 컴퓨터 게임은 인간에게 욕구와 본능을 발전시켜 재미를 선사하는 종합 미디어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기획자는 인간에게 몰입을 통해 재미를 만들어내는 다른 미디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소설과 영화는 게임에 깊은 영향을 준다. 실제 게임 기획자는 소설 작가의 감성과 영화감독의 실제감, 스포츠의 박진감을 미디어의 제약 없이 표현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는 컴퓨터로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표현하는 게임 기획자이지만, 매체라는 것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유연한 생각을 가지도록 하자. 즉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나...

손정의를 키운 아버지의 '천재 교육법': 콤플렉스를 자신감으로 바꾼 기적의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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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교포로 우리에게 친숙한 손정의 역시 부모의 애정과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손정의는 재일교포 3세로, 그의 할아버지 손종경은 일본에서 탄광 노동자로 일했다. 강원도가 고향인 손정의 할머니 이원조는 그녀 나이 14세에 일본어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당시 37세였던 손종경과 결혼한다. 부부는 일곱 명의 자식을 낳는데, 손정의 아버지 손삼헌은 장남으로 태어난다. 집안 사정상 손삼헌은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 일을 해야만 했다. 손정의가 태어나자 손삼헌은 정의롭게 살라는 의미에서 이름을 손정의로 지었다. 손정의가 태어났을 때도 돼지를 길러서 생계를 유지해야 할 정도로 집안은 어려웠다. 손정의는 80가구 정도가 무리 지어 사는 무허가 판자촌에서 어렵게 살았다. 재일교포 3세로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자란 손정의는 마음속 깊은 곳에 콤플렉스를 안고 자라야만 했지만, 아버지 손삼헌의 독특한 교육법 덕분에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이른바 '천재 교육법'인데, 손삼헌은 손정의에게 "너는 타고난 천재이니 무엇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손정의가 조금만 잘하는 행동을 하면 바로 "너는 천재다!"라고 칭찬했다. "어른이 되면 일본에서 제일가는 남자가 될 것이다"라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은 그는 어느덧 아버지의 말에 최면이라도 걸린 듯, 매사에 무슨 일이든지 자신감이 넘칠 수 있었다고 한다. 한번은 학교 선생님이 노트에 어느 과목이라도 한 장 이상 공부한 것을 적어오면 도장을 찍어준다고 했다. 평소 노는 것을 좋아하고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냈던 손정의였지만, "일본의 일인자가 될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에 세뇌당한 덕분에 선생님이 내준 과제에서도 일등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그날부터 밖에 나가지도 않고 공부에 매진해서 선생님으로부터 도장을 받기 시작했고, 반에서 가장 ...

플레이어를 사로잡는 마법, 게임 세계관: 유형 분석부터 창조 신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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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 개론 : 시나리오편(15) 현대 게임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세계관은 바로 우리가 사는 현재를 바탕으로 한다. 레이싱 게임은 배경인 현대를 얼마나 제대로 구현하느냐가 게임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현실을 그대로 표현하려 노력한다. 스포츠 게임은 물론, GTA, 스프린터 셀, 레인보우 식스, 쉔무, 심즈 등도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은 현재 세상을 그대로 반영하기보다 조금 변형된 세계관을 창조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메탈기어 솔리드' 시리즈가 있다. '메탈기어 솔리드'는 기본적으로 1990년대 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과학적으로 훨씬 발전된 세상으로 설정하여 더 다양한 무기와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현재 배경에 강력한 슈퍼히어로와 적을 등장시키듯, 게임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현재 세계관에 '플러스 알파'의 요소를 가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역사적 사건의 현장 속으로 유저를 역사적 사건의 현장으로 끌어들여 흥미를 유발하는 게임도 많다. 대표적인 예가 '문명'이다. '문명'은 이름처럼 세계사 속 문명이 급속도로 발전했던 그리스나 로마 등의 역사를 직접 경험하게 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문명'은 한국,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문화도 체험하게 했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역시 세계 각국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2차 세계 대전 또한 많은 게임에 등장하며, '메달 오브 아너'나 '콜 오브 듀티'의 주요 소재가 되었다. 중국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삼국지'와 '진삼국무쌍', 일본 전국시대를 그린 '전국무쌍'과 '귀무자' 등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한국에서는 '바람의 나라'가 고구려를 배경으로 하여 화제를 모았다.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과거 세계는 게임에서 좋은 소재임이 ...

세상을 창조하는 마법: 게임 세계관 구축의 핵심 원리와 거장들의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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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회 개론 : 시나리오편(14) 게임은 유저에게 가상으로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런 놀이 공간은 유저가 직접 탐험하고 싶고 모험하고 싶은 매력적인 세상이어야 한다. 유저가 원하는 꿈과 환상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획 차원에서 유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놀이 방식이 필요하고 그래픽과 사운드도 적절하게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도 이런 멋진 놀이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야기의 힘을 이용한다. <반지의 제왕> 작가인 J.R.R. 톨킨은 예술에서 최고의 경지는 체계적인 규칙과 질서로 움직이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일이라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톨킨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듯이 문학가가 작품을 통해서 세상을 창조하는 일이야말로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톨킨은 <반지의 제왕> 속 중간계라는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12년이라는 시간을 작품 활동에 쏟아부었다. 그는 오늘날 판타지라고 부르는 세계관을 완성했는데, 영문학자였던 그는 작품 안에 새로운 체계의 언어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그야말로 소설 하나가 아니라 세상 하나를 만드는 작업을 했다. 톨킨의 업적 덕분에 오늘날 게임 속 가상의 대륙을 만들어야 하는 게임 제작자들은 비교적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다.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분명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한 번쯤 우리가 살고 싶어 하는 그런 정교하고 멋진 세계관을 창조하는 일은 물론 어렵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그런 세상을 한 번 만들어 낸다면 작가는 평생 최고의 찬사를 들으며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그 말은 뒤집어서 생각하면 그만큼 가상의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톨킨의 말 그대로, 독창적이고 신선한 세계관으로 사랑받는 작가는 이미 문학의 최고 경지에 오른 사람이다. 톨킨이 <반지의 제왕>으로 서양의 판타지를 대표한다면, 동양에서는 무협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연 김용이 있다. 물론 김용은 톨킨처럼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 것은 아니...

잊을 수 없는 게임 스토리 창조: 테마 정의와 영감을 주는 모티브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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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 기획 개론: 시나리오편(12) 게임의 테마 결정 시놉시스 쓰기의 첫 단계는 게임의 주제, 즉 테마를 결정하는 일이다. 작품의 테마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다. 이는 게임 기획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요약한 핵심 키워드와 유사한 개념이다. 슈퍼 마리오의 핵심 키워드는 '달리는 상쾌함이 전해지는 게임'이고, 버추어 파이터는 '아픔까지 전해지는 리얼한 게임'이다. 게임에 콘셉트가 있듯이 게임 시나리오에도 테마가 있다. 슈퍼 마리오의 테마는 '남자의 로망'이다. 마리오는 뚱뚱한 배관공이지만 사랑에 대한 열정과 용기로 공주를 구하는 영웅이 된다. 시나리오를 쓴 미야모토 시게루는, 외모나 학업 성적이 뛰어나지 않은 남자가 아름다운 공주의 사랑을 얻는 것이야말로 '남자의 로망'이며, 자신의 작품에는 바로 이 '남자의 로망'이 테마라고 밝혔다. 이러한 작품의 테마에는 작가의 인생관과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반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러한 테마는 하나의 게임에 국한되지 않고, 작가가 참여하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일관되게 추구되는 경향이 있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초기작인 동키콩에서도 '남자의 로망'이라는 테마가 발견된다. 마리오가 거대한 악당 킹콩으로부터 여자친구를 구하는 것이 시나리오의 기본 구조다. 슈퍼 마리오의 후속작인 젤다의 전설 시리즈 역시 남자 주인공 링크가 공주 젤다를 구하는 이야기 구조를 가진다. 게임 시나리오의 테마는 작가가 인생을 살면서 깨닫고 추구하는 가치관과 깊은 관련이 있다. 따라서 테마는 작가가 책상 앞에서 며칠 밤낮으로 고민하다가 섬광처럼 떠올리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평소 삶의 태도나 경험이 축적되어 만들어지는 결집체다. 테마는 작가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므로, 작가가 일생을 통해 느낀 삶과 철학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파이널 판타지의 영원한 테마는 '삶과 죽음'이다. 이는 기획자이자 시나리오 작가였던 사카구치 히...

빌 게이츠의 승부수: IBM을 넘어 마이크로소프트 제국을 건설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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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업계에서는 말이죠.  어려움에 처했다고 깨닫는 순간이 사실은 이미 너무 늦어서 아무런 손도 쓸수 없을 때입니다. 만약 당신이 공포감없이 사업을 한다면 곧 당신은 흘러가버린 존재가 되버리죠. 언젠가 IBM은 부활할 수 있겠죠. 하지만 예전과 같은 자리에는 오르지 못할겁니다. 빌 게이츠(1994년  플레이보이 인터뷰중에서) 빌 게이츠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회사가 어떤 선택을 해야하지는를 정확하게 꿰뚫는 사람이었다.  특히 자신보다 거대한 회사를 만났을 때 그들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이는 MITS와의 계약에서도 잘 드러난다. 빌 게이츠는 베이직을 MITS가 판매하는 마이크로 컴퓨터 알테어 8800에 공급하는 대신 독점권도 함께 넘겼다. MITS의 허락없이는 다른 컴퓨터로 베이직을 판매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당시 업계의 관행이었다. 그런데 빌 게이츠가 MITS와 계약 할 때 하나의 문장을 삽입 함으로써 회사 미래에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한다.  그 문장은 만약 MITS가 베이직의 판매에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모든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계약 직후 MIT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관계는 매우 좋았다. 하지만 MITS의 제품 생산력이 기대 이하였다. 베이직은 MITS의 마이크로 컴퓨터 알테어 8800과 함께 팔았기 때문에 제품이 제대로 생산되지 않으면 마이크로 소프트가 받게 되는 로열티의 몫은 그만큼 적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베이직을 원하는 회사는 많았지만 MITS의 허락없이는 팔 수가 없었기 때문에 빌 게이츠는 다른 회사와 거래할 수가 없었다. 이에 빌 게이츠는 MITS와의 계약을 파기하려고 했다. 만약 계약서에 MITS가 판매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문장을 삽입하지 않았다면 계약 종료는 꿈도 못꾸었을 것이다. 빌 게이츠가 계약 파기를 선언할 때만 해도 MITS는   20대 초반의 빌 게이츠를 무시했다.  MITS는 어린 애송이...

게임 시나리오 작가의 세계: 아이디어, 제안, 그리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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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획개론: 시나리오편(11)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대개 회사에서 만들려는 게임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는 있지만, 회사의 지시에 따라 업무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화가 감독의 작품이라 해도 그 시작은 시나리오 작가의 아이디어와 발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게임 개발은 보통 기획자가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그린 후 시작하며, 시나리오 작가는 그 기획의 일부로 참여하게 된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는 제작 초기부터 참여하는 반면,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게임 개발 도중에 투입되는 경우가 더 많다. 한국에서는 게임 기획자가 시나리오 작업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아, 개발할 게임 내용을 직접 디자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 게임 기획자 역시 개발하고자 하는 게임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없다. 엄밀히 말해, 게임 기획자는 회사 고위층에게 제안하여 허락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게임 기획자에게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바로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설득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마치 외부 힘이 작용하기 전까지 원래 상태를 유지하려는 사물의 물리학적 법칙처럼, 사람의 마음 역시 본래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다. 특히 인간은 위험을 본능적으로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게임 개발은 막대한 제작 비용이 투입되지만 실패 확률도 매우 높은 분야다. 그렇기에 게임 제작 여부를 결정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기획안에 대해 우호적이기보다 부정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게임 기획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제안한 아이디어가 회사에서 채택되어 개발 승인을 받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이라 볼 수 있다. 참고로, 최근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 기획자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이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게임 기획자의 제안은 상부 결재권자와의 의사소통 채널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만, 다른 부서 직원의 제안은 게임에 대한 단편적인 아이디어나 개선점 수준으로 접수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새로운 게임 아이디어가 필요할...

게임 시나리오에는 패턴이 있고 유저에 의해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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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획개론: 시나리오편 (10) 게임 시나리오에는 패턴이 있다. 윌 라이트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심즈》를 개발할 때 많은 영감을 얻고 참고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저서 《패턴 랭귀지》를 소개하면서부터 게임계에서는 패턴에 대한 열풍이 불었다. 《패턴 랭귀지》는 건축이 인간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패턴별로 정리한 것이다. 윌 라이트는 이 책의 근거를 바탕으로 집안 내부 구조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들을 게임으로 표현했다. 건축의 구조에 따라서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몇 가지 패턴으로 나눈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처럼 게임 기획자들은 게임의 구성 단위를 패턴별로 나누려고 했다. 액션 게임이나 롤플레잉 게임처럼 장르를 구분하는 것은 패턴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다. 롤플레잉 게임에서 적의 움직임을 종류에 따라서 나누는 것도 패턴이다. 우리가 액션 게임을 할 때 처음 플레이할 때는 어렵지만 나중에는 쉽게 적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적의 움직임을 패턴별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티마 온라인》과 《스타워즈 온라인》으로 유명한 라프 코스터는 이런 패턴을 알아내는 것이 바로 게임의 재미라고 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학습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인간은 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새로 알게 된 사실을 실제로 써먹어서 이득을 얻게 되면 거기에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게임은 적의 움직임이나 무기 사용법에서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결국 게임이란 유저가 패턴을 학습하면서 재미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 라프 코스터의 주장이다. 그의 의견을 게임 기획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결국 게임 유저들의 학습 욕구를 자극하는 패턴이 게임에 잘 녹아들어가 있어야 게임도 재미있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시나리오의 측면에서도 패턴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게임에서의 시나리오는 영화나 소설처럼 하나의 정해진 단선적인 구조가 아니라 다중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롤플레잉 게임의 경우를 예로 들면 세계 평화...

게임 시나리오 작가의 숙명: '나만의 이야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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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획개론: 시나리오편 (9) 게임 시나리오는 공동작업의 산물이다 뛰어난 소설가가 영화업계로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영화가 공동 작업의 산물이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생기는 문제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혼자 작품을 쓰는 데 익숙한 소설가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면 영화 스태프들이 그대로 영상으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우선 감독이 시나리오를 보고 내용을 수정하도록 요구하며, 자본을 대는 제작자나 배우들도 많은 간섭을 한다. 소설가는 쓰고 싶은 이야기를 자신의 뜻대로 마음껏 쓰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영화 시나리오는 완성 후에도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많은 소설가가 자기 작품에 대한 애착과 고집이 유달리 강한 탓에 이러한 작업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그만둔 뒤 본업으로 돌아가곤 한다. 그래서 영화 시나리오 작가의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다른 사람과 잘 협력하고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쓰고 싶은 사람은 절대 영화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할 정도로 공동 작업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게임의 경우는 영화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영화는 그래도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확정하지만, 게임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게임 플레이 방식과 시스템을 결정해 놓고 게임 시나리오를 추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게임 제작 방법이다. 그래서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자유롭게 작가주의적 관점에서 창작 정신을 발휘하기보다는, 우선 자신이 참여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확실히 파악한 후 게임을 빛내줄 맞춤형 시나리오를 제공해야 하는 기술자와도 같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게임 제작팀원들에게 '너무 열심히 일하지 말라'고 자주 충고한다. 게임 기획자가 일을 열심히 하면 그만큼 게임 제작자들이 해야 할 일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개발팀원들을 녹초로 만들기 일쑤다. 게임...

기획의 오해와 진실: 스티브 잡스는 어떻게 세상을 움직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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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이 다른 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는 이유는 역할이 분명하지 않고 작업을 할 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기 때문이다. 엔지니어에게는 설계도가 있고 프로그래머에게는 코드가, 디자이너에게는 그림이 존재해서 자기가 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지만 기획 업무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천하의 스티브 잡스마저 회로 하나, 디자인 하나, 코드 한 줄 작성하지 않았다는 말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이야기를 폭로한 사람은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이었고, 이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그의 공을 다 빼앗아간 기회주의자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영화감독을 떠올려보자. 영화감독은 직접 시나리오를 작성하지 않고 한 장면에도 출연하지도 않으며 카메라로 찍는 것도 아닌데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말과 함께 모든 명예를 다 가져간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역사에서 감독과 같았다. 그러나 감독 역할을 뛰어넘는다. 회사의 자금을 마련했고, 제품을 만들 개발자들을 불러 모았으며, 사무실을 제공하고, 부품을 구입하여 직접 조립하고 테스트했으며, 배달에 수금까지 했다. 광고와 매뉴얼 작성에도 관여했으며 바닥 청소에 과자칩까지 사다 바칠 정도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 기획이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완수해내는 일로 정의한다면 스티브 잡스는 그 모든 조건을 갖춘 셈이다. 영화로 치면 제작자, 프로듀서, 감독, 배급, 홍보, 캐스팅 디렉터, 조수의 역할을 혼자서 다 해낸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스티브 잡스가 남의 공이나 가로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기획이라는 일 자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기획을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매킨토시의 핵심개발자인 앤디 허츠펠드(Andy Hertzfeld)는 「포크로어(Folklore)」에서 다음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밝힌 바 있다. “누가 매킨토시의 부모로서 자격이 있을까? 빌 앳킨슨(Bill Atkinson)은 강력한 후보다. 그는 강력한 유저인터페이스,...

게임 시나리오는 하나의 세상을 창조하고 스토리텔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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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획개론: 시나리오편(8)  게임 시나리오는 하나의 세상을 창조한다. 다른 예술 매체와 게임 시나리오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매력적인 세계관 설정의 중요성이다. 영화나 책은 대개 현실 세계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창작이 시작되기에, 게임 시나리오에 비해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하는 작업에 들이는 시간이나 노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게임 시나리오는 유저들이 체험하는 가상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만큼, 하나의 세상을 철저하고 치밀하게 설정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유저들은 게임을 선택할 때부터 게임의 세계관을 살펴보고 게임 속 세상이 과연 내가 체험하고 살아보고 싶은 공간인지 생각한다.  그래서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게임 속 세계가 다른 게임보다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는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한 반지의 제왕, 영웅문, 스타워즈와 같은 작품의 창작 과정과 유사하다. 반지의 제왕은 판타지 세계를, 영웅문은 무협 세계를, 스타워즈는 우주 SF 세계를 창조하여 전체 창작 업계에 신기원을 이룩했다. 그런데 이들은 본격적인 스토리를 쓰기 전에 다양한 자료를 찾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연구했다.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과 문화는 물론이거니와 정치 체제, 역사, 철학까지 창조해냈다. 게임은 이러한 작품들처럼 하나의 뚜렷한 세계관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물론 게임이 앞서 언급한 반지의 제왕, 영웅문, 스타워즈와 같은 작품의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WOW가 비록 반지의 제왕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새로운 종족을 설정하고 그들의 역사도 쓰고 다른 종족 간의 관계도 정립해야 한다. 각 종족이 추구하는 문화, 철학, 가치관도 작성해야 한다. 뛰어난 세계관으로 사랑받는 롤플레잉 게임의 경우, 보통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작업이 이루어진다. 사실 스타워...

게임 시나리오는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여 게임을 예술 매체로 승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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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 개론: 시나리오편(7)  게임은 재미를 위해서 탄생한 매체이다. 하지만 몇몇 게임 기획자들은 게임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처럼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이야기의 도구가 되기를 바랬다. 인간의 감성을 자극해서 게임의 작품성을 높이는 것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여 펼치는 감성 마케팅과 맥이 닿아 있다.  감성 마케팅은 제품의 성능과 기능이외에도 문화적인 우월감이나 특별한 사람이 된 것과 같은 감정을 선사하는 광고방식이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면 뉴요커가 된 것같고 BMW의 자동차 미니 쿠페를 타면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 된듯한 뿌듯함을 느끼도록 하는게 감성마케팅의 대표적인 예다. 감성 마케팅은 특히 스토리를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 질 경우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 마이클 조단은 분명 그 자체로 훌륭한 농구선수이다.  하지만 그의 명성이 더 쌓이게 된 것은 나이키의 광고덕분이다. 나이키는 마이클 조단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싸우는 전사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스토리 기반의 광고를 연속적으로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서 마이클 조던은 위대한 선수로 거듭났고 나이키 역시 최고의 스포츠 의류 메이커로 올라섰다. 감성 마케팅은 애플의 아이팟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아이팟의 히트를 뛰어난 디자인과 성능으로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구석이 있다. 아이팟의 성공 신화는 그 동안 남보다 앞선 신제품으로 혁신의 역사를 만들어 왔던 애플의 스토리와 아이팟이라는 상품이 결합하여 새로운 감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원래 애플은 스티브 잡스에 의해서 창업이 되었지만 회사의 경영진과의 불화로 스티브 잡스는 퇴출당하고 만다. 스티브 잡스가 회사를 나간 이후 애플은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회사가 도산위기로 치닫는다. 이때 스티브 잡스가 전격적으로 투입되어서 회사를 위기속에서 구출해낸다. 그리고 애플의 제 2 전성기는 바로 아이팟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아이팟의 사용자들은 단순히 이 제품을 MP3로 보는 것이 아니다. 아이팟은 회사에서 쫓겨나서 다시 성공신화를 그려...

적의 사진까지 건다? MS, 빌 게이츠식 승리 문화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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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4시간동안 프로그래밍이요? 물론이죠. 그런데 내 머리속에 소프트웨어가 형성된것은 17살때쯤이에요.   빌 게이츠 (2010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 중에서) 스티브 잡스의 최고 능력은 그가 무슨말을 하든 그것을 사람들이 굳게 믿도록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이런 능력에 비견되는 빌 게이츠의 무기는 바로 경쟁에 참여해서 결국은 승리를 따내는 승부사적인 자질이다. 일반 사람이 경쟁을 두렵고 괴로워하는데 비해서 빌 게이츠는 경쟁을 즐겼다. 그가 경쟁을 즐기는 것은 승자의 주인공은 결국 자신이 되리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쟁에 대한 자신감과 승리에 대한 열정은 오늘날 빌 게이츠를 세계 최고의 갑부로 등극시켰다.  지기를 싫어하고 항상 누군가에 승리하고자 하는 열망은 어린 시절부터 빌 게이츠의 전체 능력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누나와 퍼즐 게임을 하거나 썰매를 탈때도 항상 절대로 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한번은 그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이 산상수훈을 다 암송하는 사람에게 고급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사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러자 빌 게이츠는 단 두시간 동안 성경책을 읽고서 산상수훈을 전부 암기했다. 사실 이는 믿음 때문에 성경을 외웠다기 보다는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승자가 되려는 타고난 승부욕이 발동했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가 어린 시절부터 가장 즐겨하고 좋아하는 놀이는 브리짓 게임이다. 승자와 패자가 가려지는 경쟁에서 승리하는데 집착하는 그가 카드 게임에 빠져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 보통 사람이 시험을 괴로운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을 좋아했다. 빌 게이츠는 학교에서 시행하는 읽기 시험에서 여러 번 일등을 했는데 그의 아버지는 그것이 지기 싫어하는 빌 게이츠의 성격 덕분이라고 생각할 정도다.  이렇게 모든 것에서 지기 싫어하는 성격은 종종 부모와 논쟁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참다 못한 그의 아버지는가 컵에 있던 찬물을 빌게이츠 얼굴에 끼얹는 사건으로...

스티브잡스와 애플을 만든 실리콘밸리의 전통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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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밸리는 세상을 바꾼다. 그것도 좀 더 좋은 세상으로 바꾼다. 만약 당신이 실리콘밸리에서 그것을 이뤄낸다면 경제적으로 믿을 수 없는 만큼의 놀라운 성공이 따라올 것이다. -스티브 잡스(2003년 Loop) 애플의 성공 과정을 돌아보면 한 가지 재미있고 중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애플의 성공에 편승해서 일확천금을 누릴 수 있었던 사람들이 자신의 행운을 스스로 발로 차 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애플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론 웨인은 가장 안타까운 인물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애플은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단둘이서 창업한 줄 알지만 사실은 제3의 인물 론 웨인이 있었다. 론 웨인은 아타리에서 근무하면서 스티브 잡스와 친구 사이가 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과 스티브 워즈니악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면 중재해 달라면서 론 웨인을 회사에 영입했다. 그는 애플의 첫 번째 로고인 사과나무 밑의 뉴턴을 그린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 각종 문서 작업도 도맡아 하였는데 그는 법률에도 능해서 애플 동업자 간에 맺은 지분 계약도 직접 작성했다. 계약서에 의하면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각각 45%의 지분을 소유했고 론 웨인은 10%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론 웨인은 사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지분을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단돈 800달러에 넘겼다. 만약 그가 지금까지 그때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의 주식 가치는 2010년 6월 기준으로 220억 달러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회사를 떠난 그는 현재 사회 보장 연금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이 가져다주는 일생일대의 행운을 놓친 사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가 투자를 받기 위해서 처음 달려간 인물 중 한 명이 아타리의 창업자 놀런 부시넬이었다. 하지만 놀런 부시넬은 스티브 잡스의 투자 제안을 거절하고 만다. 아타리에 투자를 하면서 큰돈을 번 돈 밸런타인 역시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돈 밸런타인은 투자를 권유하는 스티브 잡스를 문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