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기획자를 뜻하지 않는다.
게임기획개론 시나리오편(1)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기획자를 뜻하지 않는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오해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부분은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곧 기획자라는 착각이다. 그래서 게임 시나리오라는 것은 기획자의 업무중에 하나정도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는 크나큰 착각 중에 하나다. 게임 기획자는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와 비전을 가지고서 게임이 완성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항해사와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게임 기획자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실질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설계와 관리 그리고 감리를 맡는 사람이다.
게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가 바로 기획자의 좋은 예이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컴퓨터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코드 한 줄도 작성하지 않았으며 그리고 컴퓨터 내부의 납땜하나도 하지 않은 사람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를 개인용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추앙한다. 실질적으로 컴퓨터 개발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애플 컴퓨터가 완성될때의 모습을 팀원들이 상상하게 만들었고 비전을 제시하여서 모든 개발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서 개인용 컴퓨터를 총지휘를 하는 한편 물심양면으로 제작자들을 후원했다. 컴퓨터 개발자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작업 할 수있도록 직접 마루도 청소하였고 식사를 준비했고 비스킷 같은 과자도 사다 날랐던 것이다. 또한 컴퓨터가 완성된 후에는 철저하게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평가하였고 수정해야 할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서 애초에 기획된 방향으로 개발을 이끌어 갔다. 맥킨토시나 아이팟에서도 스티브 잡스가 제작부분에서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역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고안했으며 팀원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서 하나의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여담으로 이야기하자면 스티브 잡스의 첫 번째 직장은 우리에게 벽돌깨기로 잘 알려진 브레이크 아웃의 제작에 참여했다. 아타리의 사장인 놀란 부쉬넬에게서 2인용인 퐁을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개발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그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뛰어난 엔지니어이자 친구인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게임을 시켜줄 테니 회사의 사무실로 찾아오라고 하였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평소부터 게임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의 유인책은 성공적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스티브 워즈니악이 아타리 회사 사무실내에 있는 게임을 마음껏 즐기도록 하면서 브레이크 아웃의 기획안을 들려줬다. 컴퓨터의 천재였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스티브 잡스의 설명을 듣고서는 시간이 나는대로 게임의 프로그래밍을 해주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오늘날도 명작 게임으로 평가받는 벽돌깨기(브레이크 아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벽돌깨기의 제작과정을 예로 들면서 스티브 잡스는 남을 이용만하면서 명성을 쌓았다고 비난을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기획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실제 제작에 참여해서 손수 일을 하지는 않을 지라도 프로젝트의 방향을 결정하고 성공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기획자의 일이다. 스티브 잡스는 브레이크 아웃이 실제 게임으로 구현될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 완성시켰다. 스티브 잡스는 기획자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다. 게임의 기획자도 역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 다양한 선택과 행동을 수행하게 되지만 실질적으로 게임 개발부분에서 자신의 기술을 직접적으로 투입하지는 않는다.
그에 비해서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개발부분에서 시나리오라는 고유업무로 참가를 하게 된다. 하나의 게임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그래픽이 들어가고 프로그래밍 필요하고 음악이 첨가되듯이 게임 시나리오도 하나의 축을 담당하는 것이다. 게임 시나리오작가는 스토리 텔링과 대사 작성이라는 기술을 가지고 게임 개발에 직접적으로 참가하는 사람으로 인식을 해야 한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를 게임 기획자의 업무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건 게임 기획자가 게임 프로그래밍도 하고 그림 그리고 음악을 작곡하라는 것과 똑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게임 시나리오는 게임 기획 업무의 하나 정도로 사람들이 생각하게 됨으로써 현재 한국은 다른 분야에 비해서 유독 시나리오의 발전이 더디게 되었다. 마침 최근에는 게임 시나리오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전문적인 게임시나리오 작가를 뽑기 위해서 대형 게임 업체들이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불을 당긴 것은 바로 와우(WoW:World of Warcraft)이다. 와우의 등장으로 온라인 게임 최강국이라는 한국의 자존심은 하루아침에 떨어지고 와우는 이미 전세계 온라인 게임시장 점유율에서 50%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 동안 게임의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었던 시나리오를 소홀히 했던 과거의 잘못이 현재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와우의 성공요인 분명 한국 온라인 게임의 빈곤한 시나리오와 너무 대비가 되는 치밀한 세계관과 정교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다양한 퀘스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와우의 성공에 자극 받은 많은 게임업체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게임의 특징으로 방대한 스토리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가 한국 게임산업에 좋은 자극을 주어서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였듯이 와우가 한국의 게임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흐름이다. 와우의 경우 게임 시나리오 작가만해도 수십명에 이르고 이들은 게임의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전문 게임 시나리오 작가가 나서야 할 때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는 게임 개발의 다른 업무처럼 독립된 업무이며 다른 팀원들처럼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라는 확고한 인식을 가지고 게임 개발에 임하도록 하자.
<계속>